전체 64건의 작품

망자의 함사마란

심장이 찌릿했다. 오랜 시간 억지로 묻어두었던 기억. 지우고 싶었지만 결국 지우지 못한 상처. 말하고 싶지 않았던 일. 아이에게 뭐라고 해야 할까 잠시 고민했다. “이건, 망자의 함이야.” “망자의 함이 뭐예요?” “음. 〈캐리비안의 해적〉이란 영화를 보면 말이야, 어떤 나쁜 괴물이 여자한테 버림받고 자기 심장을 도려내서 망자의 함에 넣어버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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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 증후군김재희

이런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대해줄 수 있나요? 물론 쉽지 않다는 거 잘 알아요. 만약 이런 부분에 합의해줄 수 있다면 계약서를 쓰고 공증을 받아요. 결혼생활 1년마다 나의 연봉 반을 윤복 씨에게 증여하고 아파트도 절반의 지분을 드릴게요. 정말 미안해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만약 나의 기이한 성향을 못 참겠다면 지금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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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목소리황세연

은황을 괴롭히던 옆집 강아지는 홍성하가 선물을 보내겠다며 집 주소를 물은 날 갑자기 죽었다. 은황을 괴롭히며 따돌리던 강아희 과장과 성희롱을 일삼던 사장은, 그들의 행동을 남의 일처럼 여기는 듯한 태도에 화가 난 은황이 홍성하에게 심하게 짜증을 낸 날 그런 사고를 당했다. 우연일까? 두 번도 아니고 세 번의 우연이 가능한 걸까? 내가 홍성하 팀장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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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다 살인사건황정은

나는 손뼉을 딱 쳤다. 이름하여 ‘가나다 살인사건’. 가나다순의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차례로 살해당한다. 그들이 죽는 장소 또한 가나다순이다. 즉 《ABC 살인사건》을 패러디한 완벽한 살인극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의 얼굴을 기억하는 노숙자가 분명히 있을 테고, 경찰의 수사망에 걸려들 수도 있지만, 나는 걱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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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육강식홍성호

우리 딸이 지적능력이 떨어진다는 걸 확인한 몇몇 남자 녀석들이 놀려대고 괴롭히기 시작했어. 그때 수호천사처럼 수연이가 나타난 거야. 집요하게 따라붙으며 놀려대던 남자 녀석들에게 맞서서 같이 놀려주거나 때려주기도 했어. 당찬 아이였거든. 당차기만 한 게 아니었어. 영리한 아이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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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과 꽃삽, 접힌 우산류성희

엄마의 표정이 날카로워집니다. -맞다, 가슴! 가슴이 두근거리는구나! 그렇지? 가슴이지? 얼른 가슴에 손을 얹어봤습니다. 그런 것 같기도 했습니다. -저런, 왜 이제야 말하니? 언제부터 그랬니? 그래서 하루 종일 밥을 그렇게 조금밖에 안 먹었구나? 아니요, 엄마가 밥을 조금밖에 주지 않아서잖아요. 배고파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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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김세화

오 과장이 현장에 온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미성년자 딸이 의붓아버지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팀원의 전화를 받자마자 앉아서 보고만 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런 사건은 예민한 부분이 있다. 겉만 보면 피해자와 가해자를 단순 분류하는 데 그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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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년의 고독김세화

개천 옆 둔치, 둔치 옆 5미터 위쪽에 조성된 보행자 도로, 그 보행자 도로 옆의 숲, 인적이 끊긴 시간, 가로등 빛이 비추지 않는 사각지대, 가해자는 피해자를 축대 위 보행자 도로에서 아래로 밀어버리고 4, 5분 정도 지켜보았다. 그러다가 도치가 자신이 있는 쪽으로 올라오자 숲 속으로 도주했다. 그 사람은 왜 그때까지 피살자를 지켜보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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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무게황세연

지영은 남편이 쓰다만 소설을 다시 한 번 더 꼼꼼히 읽고 나서 컴퓨터를 껐다. 손이 떨려왔다. 무엇인가 잘못되어 가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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